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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것들의 흔적

이미정 · 이다다 · 범준

July 15 - 31, 2025

전시진행중Exhibition in Progress
eipseoul.org
서울특별시 마포구 홍익로 10 B112호

Opening Hours: 11:00 – 17:00, Tuesday to Sunday (Closed on Mondays)




- 기획: 김홍염, 구동현, 차유나

《사라지는 것들의 흔적》은 급변하는 도시의 흐름 속에서 점차 희미해지는 존재들을 조명하는 전시다. 사회의 경계선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지만, 그 존재는 종종 체계 속에서 비가시화되며 잊혀진다. 이번 전시는 세 명의 작가가 각자의 예술 언어를 통해 그들의 흔적을 다시 호출하고, 사라짐의 과정을 예술적 사유의 장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각기 다른 배경과 매체를 다루는 작가들의 시선은 교차되며, 동시대의 사회적 맥락 속에서 ‘사라짐’이라는 감각을 새롭게 인식하게 한다. 이 전시는 단순한 결핍이나 부재의 기록이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인간의 존엄과 기억, 저항의 가능성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 (Roundtable Talk) "경계에서 말하기"

Curatorial Statement: 감각의 고고학을 통한 주체성 회복

김홍염

"상처는 망각의 밑바닥에 묻히지만, 몸은 결코 잊지 않는다."

데리다는 『아카이브의 열병』에서 트라우마의 역설을 탐구했는데, 그것은 외상 경험자는 본능에 따른 생존법칙으로 낮에는 의식적으로 기억을 봉인하지만 밤이 오면 이성의 장벽이 무너지고, 무의식 속에 잠식된 공포가 꿈이라는 형상으로 소환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트라우마의 잔영은 단순히 꿈에만 갇히지 않고 우울함과 과민반응으로 표출되며, 일상의 행동 반경을 좁히고 감정의 스펙트럼을 마비시킵니다.

이때 방어기제는 보호이자 감각의 감옥이 되는데, 인간은 위협을 피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금지 구역’을 생성합니다. 특정 장소, 소리, 냄새를 증폭시키거나 회피하며, 심지어 감각의 일부를 스스로 절단합니다. 이는 생존 전략이지만 동시에 주체를 세계로부터 격리시키는 감옥이 됩니다.

"과연 이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 이 전시의 시작점입니다. 회복의 길은 실존적 재접속과 공감의 고고학의 시점에서 출발하는 것이며, 주체성을 복원하는 방법이라면 결코 내면의 평화를 강제하거나 자기 비판의 늪에 빠질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 핵심은 억압된 감각을 발굴하는 고고학적 행위에 있습니다.

낡은 풍경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거나 익숙한 길에서 발바닥이 전달하는 미세한 진동에 집중하며 세계를 처음 만나는 아이의 시선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또한 정동affect의 공명 작용은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때, 내면의 잠든 정동이 깨어나는데 "당신의 아픔이 나의 몸에서 메아리친다"는 깨달음이 감각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됩니다. 즉 사회적 경험은 스스로의 시공간적 좌표의 위치를 인지하고 감각의 반경을 넓히는 방법으로 이러한 ‘촉각의 확장’은 타인과의 접촉, 예술체험, 공동체 활동이 차단되었던 감각 신경을 재연결해 준다는 것입니다. 상처는 촉각이 미치지 못하는 공간에 자리잡고 있기에 회복은 손끝이 닿는 영역을 넓혀가는 과정이 됩니다.

'경계인'이라는 키워드로 시작되는 이번 전시는 과거의 상처나 경험 또는 관찰에서 감정적, 사회적 병리적 상태를 분석하며 억압된 기억의 저장고를 마주할 용기, 잘린 감각의 흔적을 발견함으로 타인의 상처와 공명하고 촉각을 확장하는 실존적 재감각화의 연대를 목적으로 합니다. 전시된 작품들은 망각의 무덤을 파헤치는 삽인 동시에 감각의 지도를 그리는 나침반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 길을 함께 걸으며, 분리되었던 아카이브를 해체하고 몸으로 세계를 읽는 주권을 되찾을 것입니다. 우리는 당신의 피부가 세계를 한 뼘 더 감각할 것을 기대합니다.

Installation Views


(1) Oscillating Cubes: Vertical (2025) / 45.2×80.3cm / Digital print
(2) Voidlift 2 (2025) / 45.2×80.3cm / Acrylic on canvas
(3) Voidlift 1 (2025) / 45.2×80.3cm / Acrylic on canvas

Oscillating Cubes (2025) / Various size / WebGL + JavaScript + controller

(이미정) Stranger / 고해성사 키트

(범준) Layer / 원곡동 레시피